연구자들이 새로운 종을 발견하였는데, 심리학자들이 그 종의 능력을 검사하기 시작한다고 상상해 보자. 우리는 그 종을 X라고 부른다. 심리학자가 녹색의 카드 뒤에는 음식을 놓아두고 빨간색의 카드 뒤에는 아무것도 놓아두지 않는다. 몇 번의 시행을 거친 후에는 X는 항상 녹색의 카드로 다가간다. 그러므로 우리는 X가 학습, 기억, 그리고 배고픔의 증거를 보인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음에 연구하는 사람이 X에게 녹색의 카드와 여러 장의 회색카드를 제시한다. X는 아직도 녹색의 카드로 다가간다. 그러므로 그는 명도 변별만이 아니라 색채 시각능력도 있는 것이다. 다음에 X에게 대단히 뜨거운 파란색 삼각형을 만지도록 한다. X는 비명을 지르고 뒤로 물러선다. 그리고는 누군가가 파란색 삼각형을 집어서 (푹신한 부엌용 장갑으로) 갑자기 X에게로 가져간다. X는 이 상황을 보자마자 아까처럼 소리를 지르고 돌아서서 재빨리 달아난다. 이 상황에서 우리는 X가 공포라는 정서를 느낀다고 결론을 내려야 할까?
정서와 의사결정
맞든 아니든 간에, 우리는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의 많은 사항을 부분적으로는 정서적인 고려에 기초를 두고 있다. 즉 하나의 결과나 다른 결과가 우리에게 어떤 느낌을 줄 것인가를 고려하여 판단한다는 것이다. 필연적으로, 정서는 선과 악이라는 개념과 불가분의 관계이다.
각각의 딜레마에서는 당신이 한 사람을 희생시키는 어떤 조치를 내림으로써 다섯 사람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결정들이 동일한 느낌을 주는 것은 아니다. 전차 딜레마에서는 스위치를 당기는 것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예"라고 말하지만, 육교 딜레마와 구명보트 딜레마에서는 아니요라고 말하거나 결심하기가 어렵다. 실제로, 뇌 영상자료는 육교 딜레마나 구명보트 딜레마를 응시하며 숙고하는 동안, 정서에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진 뇌 부위들이 강하게 활성화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는데, 그러한 뇌의 부위에는 전전두피질의 일부, 대상회의 일부, 그리고 측두엽에 인접한 후두정엽 부위인 각상회가 포함된다.
정서, 자율 신경반응, 그리고 제임스-랑게 이론
당신이 강력한 정서를 느낄 때는 무언가를 강력히 하고 싶어진다. 당신은 두려움을 느끼면 도망가고 싶고, 화가 나면 분노를 표출하고 싶어진다. 만약 당신이 매우 행복하다면, 당신의 반응을 예측하기가 약간 더 어렵지만 통상 활기가 넘친다. 지난번에 당신이 좋아하는 팀이 큰 경기에서 이겼을 때, 펄쩍펄쩍 뛰고 소리를 지르며 옆 사람을 부둥켜 안지 않았는가?
분명히 예외적인 경우를 잠시 생각해 보자. 당신이 침대에 누워있는데, 침입자가 문을 부수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당신은 아마도 강력한 정서를 느끼지만 아무것도 못하고 공포에 질려서 그대로 있을 수 있다. 당신은 그 침입자가 당신을 발견하지 못하기를 바라며 계속 그 자리에 있을 수도 있지만, 도망가거나 공격을 하거나 또는 필요한 것이면 무엇이든지 할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행동을 위한 어떤 준비가 없는 정서란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다. 준비성은 두 갈래의 자율신경계, 즉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에서 일어난다. 교감신경계는 신체로 하여금 짧고 강렬하며 활발한 싸움 또는 도주반응을 준비하게 한다. 부교감 신경계는 소화과정과 에너지를 저장하는 다른 과정들을 증가시켜서 나중에 일어날 사태에 대비하도록 한다.
생리적 흥분은 정서에 필요조건인가
제임스-랑게 이론에 따르면, 신체의 반응이 먼저 일어나고, 뒤이어 그것을 어떤 정서로 식별하는 것이다. 그것이 사실인지는 우리가 정서로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오늘날 심리학자들은 정서를 인지적 측면과 감정적 측면으로 구분한다. 인지적 측면은 어떤 상황을 행복이라고 부르는 어떤 것, 공포라고 부르는 어떤 것, 분노라고 불는 어떤 것 등으로 식별하는 것이다.
'이 상황은 행복이라고 한다.'와 같이 어떤 사람의 즉각적인 인지적 반응은 내분비선이나 근육으로부터 오는 피드백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 것 같다. 한 연구에서, 외과의사는 중년기 남자가 심각한 신경계 질환 때문에 뇌수술을 받는 동안 그의 전전두피질에 있는 단일 세포에 미세전극을 삽입하였다. 외과의사들은 유쾌하거나 불쾌한 장면, 그리고 행복하거나 겁에 질린 얼굴에 대한 반응과는 달랐으며, 그 차이는 사진을 제시한 뒤 짧은 시간에도 탐지가 되었다.
정서의 감정적 측면에 있어서는 내분비선이나 근육으로부터의 피드백이 중요하다. 완전 자율반응 실패를 보이는 환자의 경우를 생각해 보라. 완전 자율반응 실패는 자율신경계에서 신체로 출력을 보내는 것을 완전히 또는 거의 완전히 실패하는 것이다. 완전 자율반응실패는 통상 중년의 어른들에게서 시작되는 흔치 않은 증상이다.